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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하나를 끝내기까지

VauDium ·

제목 하나로 시작해서 회고까지. 하나의 할 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할 일 하나를 끝내기까지

할 일을 하나 적습니다. “발표 준비.”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면 막막합니다. 뭘 먼저 해야 하지? 어디까지 하면 되지? 언제까지 끝내야 하지? 제목만으로는 부족한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을 위해 Task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완성은 아닙니다. 지금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제목과 작전

모든 할 일은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발표 준비.” 이것만으로 충분한 일도 많습니다.

그 아래에 작전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Tactics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설명이나 메모가 아니라, 이 일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 “슬라이드는 10장 이내, 핵심 메시지 세 개, 리허설 두 번.” 이런 식으로 적으면, 막연한 일이 조금 덜 막연해집니다.

처음에는 Descrip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사람들이 설명을 적는 게 아니라 방법을 적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름이 바뀌니 쓰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일정

시작일, 마감일, 예상 소요 시간, 장소. 이것들을 묶어서 Schedule이라고 불렀습니다.

원래는 Details라고 했는데, 너무 포괄적이었습니다. 뭘 적어야 하는지 감이 안 오는 이름이었어요. Schedule로 바꾸니 이 섹션의 역할이 명확해졌습니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걸리는지.

접혀 있습니다. 시간이 중요한 일에만 펼치면 됩니다. “장 보기” 같은 일에 마감일을 설정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의도

이건 최근에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입니다.

난이도, 목표, 기대. 이 세 가지를 묶어서 Intention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목표가 불명확해서 시작이 어려울 때, 여기에 천천히 적으면서 구체화하는 공간입니다.

난이도를 여기에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난이도는 일의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무게감이니까요. 같은 일이라도 컨디션에 따라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보다는 의도 쪽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목표(Target)는 내가 변화시키고 싶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는 곳입니다. 발표 준비라면, 대상은 청중입니다. 몇 명인지, 어떤 사람들인지, 배경지식은 어느 정도인지. 대상을 자세히 적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따라옵니다.

기대(Expectation)는 이 일을 마쳤을 때 어떤 상태가 되면 좋겠는지. 완료의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겁니다.

솔직히 이 세 필드를 매번 채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 계속 미루게 되는 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일. 그런 일에 한 번만 적어 보면 꽤 다릅니다.

그래서 ? 버튼을 달았습니다. 이 섹션이 뭘 위한 건지, 언제 쓰면 좋은지 간단하게 알려주는 도움말. 이해하면 닫으면 됩니다.

링크와 사진

참고할 웹 링크와 관련 사진. 원래는 섹션 토글 안에 숨겨두었는데, 꺼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참고 자료는 자주 씁니다. 열고 닫는 한 단계가 귀찮아지면 안 쓰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보이게 바꿨습니다.

사진은 링크 아래에, 하위 작업 위에 두었습니다. 작업의 맥락을 설정하는 것(링크, 사진)과 작업을 실행하는 것(하위 작업, 회고)의 경계에 놓은 셈입니다.

하위 작업

큰 일을 작은 일로 쪼개는 기능입니다. 이건 별도의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짧게만.

하위 작업 사이에 연결 관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A를 끝내야 B를 할 수 있다, 같은 것. 이건 복잡한 프로젝트에서 유용한데, 역시 필요한 사람만 쓰면 됩니다.

회고

할 일을 완료하면 나타나는 섹션입니다. 만족도와 회고를 적습니다.

이 부분은 Fecit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제하지 않습니다. 접혀 있고, 펼치면 거기 있습니다.

“이번에는 뭘 잘했고, 다음에는 뭘 바꿀까.” 이 한 줄이 다음 번의 질을 바꿉니다. 특히 템플릿과 연결되면, 회고가 다음 실행에 반영됩니다. 그게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흐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제목 — 무엇을
  2. 작전 — 어떻게
  3. 일정 — 언제, 어디서, 얼마나
  4. 의도 — 왜, 어느 수준으로
  5. 링크와 사진 — 참고 자료
  6. 하위 작업 — 쪼개서 실행
  7. 회고 — 돌아보기

전부 쓸 필요 없습니다. 제목만 써도 됩니다. 하지만 필요할 때 하나씩 펼쳐 보면, 막연했던 일이 조금씩 윤곽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이 구조가 맞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매주 조금씩 바꾸고 있고, 이번 주에도 섹션 이름을 바꾸고, 배치를 옮기고, 도움말을 달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뭔가 달라져 있을 겁니다.

완성된 구조를 소개하는 글이 아닙니다. 만들어 나가고 있는 구조에 대한 중간 보고 같은 겁니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알려주세요. 함께 다듬어 나가고 싶습니다.


할 일은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거기서 얼마나 깊이 들어갈지는 그 일이 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