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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릿이라는 도구

VauDium ·

할 일을 끝낼 때마다 얻는 경험을 어디에 쌓을 것인가. 템플릿이라는 도구를 만들기까지의 이야기.

템플릿이라는 도구

같은 일을 여러 번 하면 요령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빠뜨렸던 단계를 기억하게 되고, 순서를 바꾸면 더 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문제는 그 경험이 머릿속에만 남는다는 겁니다. 다음에 같은 일을 할 때 또 기억에 의존해야 합니다. 경험이 쌓이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템플릿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번 만들어서 반복하는 도구가 아니라, 할 일을 끝낼 때마다 배운 것을 돌아와서 다듬는 도구. 처음에는 대충 만들어도 됩니다. 쓸 때마다 조금씩 고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만의 워크플로우가 완성됩니다.

물론 좋은 템플릿을 만드는 건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다음 번을, 그다음 번을 더 수월하게 만들어 줍니다.

추천이라는 기능

할 일을 만들 때 제목을 입력하면, 비슷한 이름의 템플릿이 아래에 떠오릅니다. “이전에 이런 템플릿을 만들어 두셨는데, 쓰실 건가요?”라는 뉘앙스입니다.

자주 쓰는 템플릿이 위로 올라오고, 고정해 둔 템플릿이 우선됩니다. 최대 5개까지 보여줍니다.

300밀리초 디바운스를 걸어서 타이핑할 때마다 검색이 날아가지 않게 했습니다. 사소한 부분인데, 이게 없으면 글자 하나 칠 때마다 드롭다운이 깜빡거려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 기능을 넣고 나서 제가 제일 많이 씁니다. 같은 구조의 일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꽤 편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요.

하위 작업의 연결

템플릿에도 서브태스크 그래프가 들어갑니다. 하위 작업 사이의 연결 관계를 미리 설정해 두면, 생성된 할 일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처음에는 템플릿용 그래프 컴포넌트를 따로 만들까 했는데, API만 추상화하면 같은 컴포넌트를 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그래프 에디터가 할 일과 템플릿 양쪽에서 동작합니다.

코드를 복사하지 않은 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을 고치면 양쪽이 같이 좋아지니까요.

AI가 하위 작업을 만들어 줍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건 “되면 좋겠다” 싶어서 넣어본 기능입니다.

템플릿의 제목과 설명을 기반으로 AI가 하위 작업을 자동 생성합니다. “블로그 글 작성”이라는 템플릿을 만들면, “주제 선정”, “초안 작성”, “편집”, “발행” 같은 하위 작업이 제안됩니다.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너무 일반적이거나, 맥락에 안 맞는 제안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빈 화면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있는 게 낫더라고요. 거기서 수정하면 되니까요.

일일 사용 횟수 제한이 있습니다. 무한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싶었지만, 비용 문제가 있어서 타협했습니다.

예약 생성

특정 날짜에 템플릿에서 할 일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넣었습니다. 한 번만 할 수도 있고, 매일, 매주, 매월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에 주간 보고 할 일이 자동으로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인데, 반복 주기 옵션과 예외 처리를 넣다 보니 생각보다 복잡해졌습니다.

잘 쓰이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는 꽤 유용하게 쓰고 있지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공유

템플릿을 QR 코드나 링크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일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이 기능을 만들면서 생각한 건, 좋은 워크플로우는 공유될 가치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누군가가 시행착오 끝에 만든 작업 흐름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으니까요.

커뮤니티 템플릿 기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공유한 템플릿을 발견하고 가져다 쓸 수 있는 공간.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꼭 만들고 싶은 기능입니다.

결국 성장에 대한 이야기

템플릿은 결국 경험을 쌓아가는 도구입니다. 처음 만든 템플릿은 부족합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한 번 쓰고, 돌아와서 고치고, 다시 쓰고. 그렇게 반복하면 점점 나아집니다.

잘 만들었는지는 솔직히 확신이 없습니다. 기능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오히려 단순하게 둬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계속됩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제가 매일 쓰고 있고, 제 템플릿은 석 달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것. 그 변화가 느껴질 때, 이 도구를 만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알려주세요.


경험은 쌓여야 의미가 있습니다. 쌓을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