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는 구독이다 — 그래서 비대칭
VauDium ·
팔로우는 한 단어 안에 두 가지 다른 의미가 섞여 있다. 콘텐츠 구독과 사회적 신호. 어느 쪽인지 정하면 — 디자인이 따라온다.
팔로우는 구독이다 — 그래서 비대칭
오늘 프로필 화면에 팔로우 버튼을 넣었다. 코드는 길지 않았다. 정작 시간을 잡아먹은 건 두 질문이었다.
- 여기서 팔로우가 뭘 의미하나?
- 팔로워/팔로잉 수를 보여줄까?
1. 의미 정하기
“팔로우”라는 단어 안에는 사실 두 가지 다른 게 섞여 있다.
- 친구처럼: 양방향. 서로 수락해야 연결되고, 서로의 활동이 보이는 식.
- 구독처럼: 단방향. 내가 일방적으로 등록하면, 그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내 피드에 흘러온다.
Fecit에서는 후자로 정했다. 우리에겐 이미 “친구” 기능이 따로 있다. 또 다른 양방향 관계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용자가 만드는 Overview/Freeboard를 내 피드에 모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러면 팔로우 = 콘텐츠 구독. 단방향. 상대 동의 불필요.
2. 숫자 노출
처음엔 “팔로우 수 다 숨기자”고 갔다. 콘텐츠 구독 도구라면 사회적 비교가 안 들어오는 게 더 깔끔하다.
근데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면, 팔로워 수와 팔로잉 수는 다른 정보다.
- 팔로워 수 — 이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를 몇 명이 구독 중인지. 공개 신호. 처음 보는 사람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단서.
- 팔로잉 수 — 내가 누구를 구독하는지의 양. 사적인 큐레이션 정보. 굳이 모두에게 보일 이유 없음.
비대칭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팔로워 수만 노출하고, 팔로잉 수는 숨겼다.
결과
프로필 화면이 단순해졌다. 닉네임, 팔로워 N명, 팔로우 버튼, 자기소개. 그게 전부.
비대칭 결정은 작아 보이지만 — 어떤 SNS는 “내가 몇 명을 따라가나”가 자랑거리가 되도록 디자인되어 있고, 어떤 SNS는 그걸 의도적으로 숨긴다. 같은 데이터라도 어느 쪽을 노출할지에 따라 그 공간이 어떤 곳이 되는지가 미묘하게 정해진다.
Fecit은 자랑하는 곳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곳이고 싶다. 그러면 팔로잉 수는 — 안 보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