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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없는 랜딩페이지

VauDium ·

좋은 조각들은 있었지만 구조가 없었다. 섹션을 추가하고, 카피를 다시 쓰고, 랜딩페이지가 목록이 아니라 대화라는 걸 배운 이야기.

이야기가 없는 랜딩페이지

랜딩페이지는 괜찮아 보였다. 어두운 배경, 그라데이션 헤드라인, 앱 프리뷰 영상. 얼핏 보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처음 방문하는 사람의 눈으로 읽어보니 — 이야기가 없었다. 조각은 있었다. 흐름이 없었다.

없던 버튼

히어로 섹션에는 헤드라인, 부제, 폰 목업이 있었다. 그게 전부.

행동을 유도하는 버튼이 없었다. 다운로드 버튼도, 더 알아보기 링크도 없었다. 방문자가 페이지에 도착해서 “지금부터, 완료까지.”를 읽고 나면… 스크롤? 알아서?

CTA 버튼은 데이터에 정의해 놨었다. JSON에 멀쩡히 적혀 있었다. 그런데 컴포넌트가 렌더링을 안 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섹션에서 가장 기본적인 전환 요소가 빠져 있었다.

첫 번째 수정이었다. 버튼 두 개: “무료로 다운로드”와 “사용 방법 보기.”

JSON에만 존재하던 세 개의 섹션

같은 일이 섹션 세 개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Steps — 계획, 실행, 회고. 앱 사용법을 설명하는 3단계 흐름. 콘텐츠 파일에 정의됨. 렌더링 안 됨.

Philosophy — 가볍게 시작, 깊게 확장. 단순하게 시작하고 필요할 때 깊어지는 것. Fecit의 핵심 차별점. JSON에 있음. 페이지에는 안 보임.

섹션 제목 — Problem/Solution 카드는 있는데 제목이 없었다. 왜 그 카드가 거기 있는지 맥락 없이 툭 나타났다.

묘한 기분이다. 콘텐츠는 준비되어 있었다. 생각도 끝나 있었다. 그런데 페이지가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재료는 다 있는데 요리를 안 한 느낌.

순서 찾기

전부 페이지에 올리고 나니 다음 질문은: 어떤 순서로?

첫 번째 본능은 Hero → Steps → Problem/Solution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존재하는지 설명하기 전에 어떻게 쓰는지를 설명할 수는 없다.

맞는 순서:

  1. Hero — 후킹. “지금부터, 완료까지.”
  2. 왜 Fecit인가요? — 문제와 해결, 나란히.
  3. 가볍게 시작, 깊게 확장 — 철학. 뭐가 다른지.
  4. 이렇게 사용하세요 — 세 단계. 이제 맥락이 있다.
  5. 미리 보기 — 스크린샷. 진짜라는 증거.
  6. 사용자 후기다운로드피드백

문제 먼저, 그다음 철학, 그다음 방법. 설득 퍼널이지, 기능 목록이 아니다.

서브헤드라인 문제

AI 에이전트가 페이지를 평가하더니 내가 놓친 걸 짚었다:

“서브헤드라인이 너무 generic합니다. ‘분석, 준비, 실행, 회고’ — 아무 플래너나 쓸 수 있는 말이에요.”

맞았다. 개념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동사를 나열하고 있었다. Fecit을 다르게 만드는 건 갭 분석 — 지금의 나와 목표 사이의 거리를 보는 것. 그 아이디어가 Steps 섹션에 묻혀 있었다. 처음 읽는 문장에 있어야 했다.

이전: “목표에 맞춰 깊어지는 플래너 — 분석, 준비, 실행, 회고까지.”

이후: “지금과 목표 사이 — 그 차이를 보고, 좁혀 가세요.”

동사 네 개 대신 개념 하나. “차이”라는 단어가 일을 한다.

그다음 Steps도 같은 언어를 따랐다:

  • 1단계: 차이를 파악 — “계획”이 아니라
  • 2단계: 차이를 좁혀 — “실행”이 아니라
  • 3단계: 돌아보기

이제 히어로와 스텝이 같은 대화를 하고 있다.

작은 것들의 차이

작은 변경이었지만 차이를 만든 것들:

  • Philosophy 카드 한쪽은 청록 보더, 한쪽은 회색 보더였다. 회색 카드가 “문제” 카드처럼 보였다. 둘 다 청록으로 통일 — 둘 다 긍정적 선택지니까.
  • 네비게이션 “기능” 이 Philosophy 섹션을 가리키고 있었다. “기능”을 클릭했는데 “가볍게 시작, 깊게 확장”에 도착하면 혼란스럽다. 스크린샷 섹션으로 옮겼다.
  • “사용 방법 보기” 가 Problem/Solution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Steps로 가야 맞다. 라벨과 목적지를 일치시켰다.
  • 피드백 섹션 이 “의견을 들려주세요”였다 — 처음 오는 방문자에게는 너무 구체적이다.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로 바꿨다.

극적인 변화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각각이 방문자가 헷갈릴 수 있는 순간이었고, 이제는 아니다.

배운 것

랜딩페이지는 컴포넌트 모음이 아니다. 아직 나를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다.

모든 섹션은 이전 섹션이 만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 모든 링크는 라벨이 약속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존재하는 콘텐츠는 실제로 페이지에 나타나야 한다.

페이지는 처음부터 맞는 조각들을 갖고 있었다. 누군가 그걸 이야기로 배열해 주면 됐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안 보이면 소용없다. JSON을 배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