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고, 다듬고, 다듬는다
랜딩페이지 문구 하나를 몇 번이고 고치는 이야기. 완성은 없고, 다듬기만 있다.
다듬고, 다듬고, 다듬는다
랜딩페이지는 한 번 만들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레이아웃 잡고, 문구 쓰고, 스크린샷 넣고, 배포하면 끝.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배포 버튼을 누른 뒤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문구 하나에 며칠
“할 일 앱, 왜 오래 못 쓸까?”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고. 그런데 바로 아래에 있는 해결책 제목이 “하나의 앱, 모든 할 일”이었다. 문제는 지속성을 말하는데, 답은 통합을 말하고 있었다. 둘이 대화가 안 되고 있었다.
“앱은 많은데, 맞는 건 없다”로 바꿨다. 논리적으로는 맞았다. 그런데 소리 내어 읽으면 딱딱했다. 랜딩페이지는 논문이 아니니까.
“맞는 건 없네”로 고쳤다. 좀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뭔가 아직 안 맞았다. 문제의 본질이 “맞는 게 없다”가 아니라 “이것저것 다 써야 한다”였으니까.
“이건 이 앱, 저건 저 앱.”
이걸 쓰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리듬이 있고, 누구나 겪어본 상황이고, 바로 아래의 “하나의 앱, 모든 할 일”과 딱 대비된다. 한 줄 바꾸는 데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했다.
피드백 섹션을 넣을까 말까
혼자 만드는 앱은 외롭다. 다운로드 수는 보이는데, 쓰는 사람의 얼굴은 안 보인다. 좋은 건지, 아쉬운 건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랜딩페이지 맨 아래, 다운로드 버튼과 푸터 사이에 한 섹션을 넣었다.
“당신의 한마디가 간절합니다.”
거창한 피드백 폼이 아니다. 이메일 한 통이면 된다. 한 줄이면 충분하다. “이게 불편해요” 한마디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넣을지 말지 고민하지 않았다. 넣어야 했다. 지금 내가 가장 필요한 건 기능이 아니라 목소리니까.
작은 것들의 합
랜딩페이지에서 바꾼 것들을 나열하면 별거 아니다.
- 제목 한 줄 바꿨다
- 섹션 하나 추가했다
- 문구 톤을 조절했다
각각은 5분이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게 맞나?” 고민하는 시간, “아닌데” 하고 되돌리는 시간, 다시 고치는 시간. 그게 전부 합쳐져서 하루가 된다.
제품을 만드는 건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다듬는 거라는 걸 요즘 느낀다.
끝이 없다
지금 이 랜딩페이지도 내일이면 또 고치고 싶어질 거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완성이라고 느끼는 순간, 아마 관심이 식은 거다.
다듬고 있다는 건, 아직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니까.
다듬는 게 끝나는 날은 오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