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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을 열다

VauDium ·

Public Library가 공유의 자리였다면, Market은 거래의 자리입니다. 다나가 점수에서 화폐로 바뀌는 지점.

Market을 열다

Public Library와 Market

Fecit에는 Public Library가 있습니다. 만든 Overview를 누구나 볼 수 있고, 마음에 들면 가져다 자기 보관함에 추가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등록은 자유, 다운로드는 무료. 등록한 사람은 100 다나를 받습니다.

Public Library는 공유의 자리입니다. “이 흐름이 도움됐어요, 받아 가세요.” 정도의 톤. 다운로드 비용이 0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보상은 만든 사람에게만 가고, 가져가는 사람의 부담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Template은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한참을 다듬은 학습 커리큘럼. 일주일치 식단을 시간대별로 짜둔 루틴. 시즌이 끝난 후 정리한 운영 체크리스트. 이런 것들은 “그냥 가져가세요”보다 “값을 매기고 싶다”가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Market을 따로 열었습니다.

한 가지가 다르다

Market은 Public Library와 거의 같습니다. 누가 등록하고 누가 가져갑니다. 다른 건 한 가지.

가져가려면 다나를 냅니다.

가격은 출품한 사람이 정합니다. 1 다나든 1000 다나든. 사는 사람의 잔액에서 차감되고, 같은 양이 판매자에게 들어갑니다. 수수료는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거래가 끝나면 Template이 구매자의 보관함에 PRIVATE으로 복제됩니다. 원본은 판매자 쪽에 그대로 남습니다. 같은 Template이 여러 명에게 팔리면 각자의 보관함에 자기 사본이 생깁니다. 사본이라 가져간 다음에 자기 식대로 고쳐도 됩니다.

왜 Template만

Market에는 지금 Template만 올라갑니다. Overview는 안 됩니다.

Overview는 “이 흐름이 좋았다”는 추천에 가깝습니다. 첨부된 Template을 보고 받아 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고, 자체적으로 가격이 붙기엔 모호합니다. Template은 다릅니다. 구체적인 작업 단위가 명확하고, 그걸 짜는 데 들어간 시간이 보이는 형태입니다. 가격을 매기기에도, 사는 사람이 가치를 가늠하기에도 적합합니다.

이 분리가 두 공간의 톤을 명확하게 만듭니다. Public Library는 가벼운 공유, Market은 명시적인 거래.

잔액의 의미가 바뀐다

Market을 여는 순간 다나의 의미가 바뀝니다.

이전까지 다나는 “내가 Public Library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에 가까웠습니다. 100 다나는 한 번 등록한 흔적. 1000 다나는 열 번 등록한 흔적. 그 자체로 끝.

이제는 다나로 다른 사람의 Template을 살 수 있습니다. 100 다나로 누군가의 한 시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점수가 아니라, 진짜로 무언가와 교환되는 단위가 됐습니다.

화폐가 화폐답게 굴러가려면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둘 다 있어야 합니다. 들어오는 길은 Overview 등록(+100). 나가는 길이 그동안 비어 있었는데, Market이 그 길입니다.

작은 경제

Fecit에서 작은 경제가 돌기 시작합니다.

A는 Overview를 꾸준히 등록해 다나를 모읍니다. B는 정성스레 다듬은 학습 Template을 Market에 올립니다. A는 모은 다나로 B의 Template을 사고, B는 받은 다나로 또 다른 사람의 Template을 살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의 어떤 부분도 강제는 아닙니다. Public Library만 써도 됩니다. Market만 써도 됩니다. 다나에 관심 없어도 됩니다. 다만 관심을 가졌을 때, 자기가 만든 것에 다른 사람이 값을 매기는 경험은 만들어내는 행위에 다른 종류의 의미를 줍니다.

무엇을 의도적으로 빼뒀는가

처음 버전에는 일부러 넣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 카테고리, 정렬, 검색. 처음에는 시간 역순 단일 리스트만. 상품이 늘면 그때 분류 도구를 더합니다.
  • 수수료. 거래액의 일부를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는 지금은 안 합니다. 거래가 활발해진 다음에야 의미가 생기는 장치니까요.
  • 구매 후 환불, 분쟁 해결. 디지털 사본이라 환불 자체가 깔끔하지 않습니다. 일단 출품 자체를 신중하게 만드는 쪽으로 가고, 구체적인 클레임은 사례가 쌓인 후에.
  • 별점, 후기. 좋은 신호이지만 동시에 노이즈도 큽니다. 거래가 어느 정도 쌓인 후에 어떤 형태가 맞을지 정하는 게 낫습니다.
  • 할인, 묶음 판매, 시즌 이벤트. 화폐 자체가 안정되기 전에 가격 변형 도구를 풀면 신호가 흐려집니다.

전부 의도적인 보류입니다. 풀고 보고, 부족하면 그때 더하기.

이름

“Market”이라는 이름은 평이합니다. 일부러 그랬습니다. 화폐 이름인 “다나”는 한정된 자리에 작게 노출하지만, 공간 이름은 누가 봐도 무엇을 하는 곳인지 즉시 알아야 합니다. 첫 만남에서 모호함이 없어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음

Market이 열렸으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들이 따라옵니다.

  • 사용자 간 송금. 거래 외에 그냥 보내고 싶을 때.
  • 결제 충전. Market에서 사고 싶은 게 있는데 잔액이 부족할 때.
  • 판매자 정산, 신뢰 신호.

지금은 이것들 없이 Market 자체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부터 봅니다. 한 번에 다 풀면 무엇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못 봅니다.

100 다나가 다나의 시작점이었다면, Market은 다나의 의미가 바뀌는 지점입니다. 작아도, 분명한 변화.